2012-10-13

Google Nexus 7 둘러보기

요즘 태블릿이 필요하여 TX82, TX97, TX97D 등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태블릿을 알아보고 있었다. 물론 넥서스 7이 나온다는 사실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2주가 넘게 또 기다리자니 결국 저렴한 태블릿 쪽을 자꾸 찾았던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굉장히 운 좋게, 넥서스 7의 매물을 구할 수 있었다. 그것도 미개봉 신품! 판매자분이 내가 사는 곳과 꽤 멀어서 상당히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넥서스 7을 얻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거래하러 갔다오는데만 3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아무튼 걸린 시간은 중요한게 아니고 넥서스 7을 구할 수 있었다는게 나한테는 중요하니 넘어가자.

Google Nexus 7 박스

7인치 태블릿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에 아이뮤즈의 TX82를 구매하여 사용해 본적이 있는데, 해상도도 그닥 좋은편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구동 속도가 문제였다. 코어텍스 A8 기반의 싱글코어 락칩…… 동영상 말고는 딱히 강점이 없었던 기기였다.

넥서스 7의 박스 크기가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는 않아 처음에 받아볼때 당황했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7인치 태블릿이 이렇게 작았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였고 두번째로는 무게였다. 상자 전체 무게가 체감상 예전에 쓰던 TX82 본체 무게랑 별 다를게 없었던 것. 상당히 가벼웠다. 물론 달랑 200그램짜리 아이리버 스토리 K HD에 비교하면 당연히 그것보다는 훨씬 무거웠다.

구성품. 이것들 외에 따로 설명서가 포함되어 있다.

해외버전을 구매했기 때문에 충전기 코드는 별도의 변환기가 필요한 형태였다. 100V에서 240V 사이에서 작동한다고 충전기 사양에 적혀있었으니 어댑터 하나만 끼워서 사용하면 될 듯하다. 포토박스(소형 스튜디오)를 아직 구매하지 않아 사진 찍을대 A4 용지 몇장 깔아놓고 찍은 다음에 보정작업을 하고 있는지라, 액정 색깔이 본래의 색과는 과하게 다르게 나왔는데, 실제론 저렇게까지 콘트라스트가 강하지 않다.

넥서스 7 전면 사진. 화면의 위젯은 현재 자신이 구글 플레이에서 사용하고 있는 컨텐츠를 보여주는 라이브러리 위젯이다.

트랜스포머는 아직 대여한 적이 없는데 올라와 있는 걸 보니, 넥서스 7을 구매하면 사은품 비슷한 형태로 제공해주는 모양이다. 왼쪽은 구글 북스에서 내가 구매한 책들이, 오른쪽 하단에는 구글뮤직에 업로드 한 내 음악들이 보인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뜬 뒤로 1집부터 6집까지 다시한번 제대로 들어보고 있던 차라 싸이 앨범이 잔뜩 보인다. 여성 두명의 사진은 러시아 가수 그룹인 t.A.T.u.의 베스트 앨범의 앨범자켓.

넥서스 7 후면 사진

외부 메모리카드 슬롯은 없고, 하단에 USB 포트와 이어폰 잭, 일자로 된 스피커가 있으며 측면에는 전원버튼과 볼륨버튼이 있다. USB 포트는 OTG 기능이 제공된다고 하니 추후에 OTG 케이블을 사서 제대로 활용해 볼 생각이다. 전에 가지고 있던 OTG 케이블하고는 맞질 않았다.

위쪽에는 넥서스, 아래에는 아수스의 로고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은박을 씌우거나 해서 요란하게 보이게 하지 않은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단정한 멋이 있어야지.

제품 하단부 클로즈업
제품 측면부 클로즈업

뒷판의 재질은 일반적인 플라스틱이 아니라 우레탄 비슷한 느낌이 났는데, 무슨 소재를 쓴건지 검색해봐도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게 미끄러짐을 방지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재질 자체가 무슨 딱딱한 고무같은 느낌이었고, 거기에 촘촘히 홈까지 파여있으니.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로 좀 알려주세요.)

락화면
안드로이드 버전은 4.1.2, 커널은 3.1.10. 과연 레퍼런스 기기다.

구매 당시에는 4.1.0 젤리빈이었는데, OTA 업데이트 이벤트가 하루 사용하는 동안 두번 발생하여 4.1.2 젤리빈으로 업데이트 되었다. 애플 제품의 OTA는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을 당시 여러번 겪었던 일이지만, 안드로이드에서의 OTA 업데이트는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지라 (유일하게 제대로 써본 안드로이드 기기가 옵티머스 2X인데 이 기기는 OTA 업데이트를 지원하지 않는다.) 왠지 신기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안드로이드 기기는 옵티머스 2X가 유일했던 나는, 삼성이 4.1.1 업데이트를 해준다고 했을 때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이젠 그런것은 아무래도 상관없게 되었다. 이게 레퍼런스의 힘이구나, 하는걸 처음으로 느껴봤다.

하단바에 기본으로 깔려있는 Google Play Music, Movie, Books를 비롯한 온갖 구글 퍼스트파티 어플리케이션들

나의 경우는 구글빠와 구글의 노예(…)를 자청하고 있을 정도로 구글 서비스를 엄청나게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 활용은 무슨 그냥 구글에 종속당했지 뭨ㅋㅋㅋㅋㅋㅋㅋ -, 구글의 어플리케이션들이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점은 매우 좋았다. 구글이 아닌 다른 사이트의 서비스를 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처음에 기기 세팅할 때 고생좀 할거다. 어플 설치할 것도 많을테고. ㅋㅋㅋ

그 외에도 온갖 통신사에서 설치한 자질구레한 어플들이 깔려있지 않았기 때문에 굉장한 쾌적함을 느꼈다. 세상에 안드로이드에서 이런 쾌적함이라니…… T Bag, T Stock은 물론이고 그놈의 팜프렌지도 안깔려 있고. 이 맛에 레퍼런스 기기를 쓰는구나, 싶었다. 아마 다음에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산다면 그때도 레퍼런스 기기를 사게 되지 않을까.

구글 뮤직 앨범 액티비티
구글 뮤직 최신 액티비티

구글뮤직은 앨범과 곡을 선택하는 화면은 굉장히 크고 넓어서 좋았다. 재생화면은 좀 과도한 여백의 미가 느껴져서 좀 그랬지만. 조금 아쉬운게 있다면, 구글뮤직이 고화질 앨범아트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가로세로 300px 정도로 리사이징 하는듯한 느낌이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다.) 덕분에 휴대폰으로 구글뮤직을 사용할 때는 잘 몰랐지만, 넥서스 7 에서는 앨범아트의 화질이 자꾸 신경쓰이게 되었다.

구글 북스로 독서하기

휴대폰에선 화면 양쪽 분할이 안되던게, 태블릿으로 사용하니까 이렇게 에쁘게 잘 된다. 사용자가 가진 Free DRM Epub을 지원하지 않는 등 여전히 구글 북스에는 바라고 싶은 점이 많긴 하지만, 한글로 된 전자책을 자신이 가진 스마트 기기에서 보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사실 개인적으론 상당히 만족하는 편이다. Epub은 다른 뷰어로 보면 되지 뭐, 하는 생각이기도 하고. 사진상에서 예시로 보여주고 있는 책은 예전에 구매한 행거게임 1권이다.

안드로이드용 구글 크롬 브라우저.
크롬 자체 북마크 동기화.

크롬 브라우저 역시도 데스크탑의 강력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일단 기기 자체가 쿼드코어이고 램도 1GB로 부족함이 없어서 그런지, 옵티머스 2X로는 극악의 로딩속도를 보여주었던 크롬은 넥서스 7에서는 굉장한 빠르기를 보여주었다. 내가 알기로 넥서스 7에 들어간 AP는 Tegra 3 칩셋을 다운클럭한 녀석이라던데 (nVidea Tegra 3 1.5Ghz@1.2Ghz)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속도란 경이로울 지경이다.

……근데 생각해보면 2년전 휴대폰인 옵두배를 쓰고 있던 내가 뭔 최신 기기를 사도 경이로움을 느낄거 같다. (…)

구글 세상보기. RSS 리더기의 일종이다. 구글 리더와 연동 가능.

구글 세상보기라는 서비스를 그런게 있다고만 알고 있었고 주로 쓰는 건 플립보드같은 서드파티 RSS 리더기였는데,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길래 써봤더니 이것도 상당히 괜찮았다. 가독성도 괜찮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넥서스 7을 구매한지 약 이틀째이고, 동영상이나 게임 등은 좀 체험만 해본 정도지 제대로 테스트를 해보지 못한 상태라 아직은 넥서스 7의 성능이 좋다! 라고는 말을 못하겠다. (더군다나 안드로이드 개발자이면서도 써본 안드로이드 기기가 별로 없어서 제대로된 비교도 못하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넥서스 7은 내가 여태까지 써보거나 체험해본 다른 비슷한 가격대의 저가형/보급형 태블릿에 비해서는 월등히 좋다는 것이며, 테그라3의 성능은 더 이상 ‘테구라’라고 까일 정도가 아니라는 것. (그게 풀클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음 포스팅이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번 넥서스 7 리뷰는 내 다른 리뷰들 처럼 형식적인 게 아닌, 일기 써내려가듯이 쓰게 될 것 같다. 뭐 예를 들어 오늘은 이런걸 해봤는데 괜찮았다, 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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